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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5년 만에 만난 펜팔 이야기

  • 6월 2일
  • 1분 분량

서해나




여고시절에 처음 시작한 펜팔.처음에 나는 한 페이지엔 한글, 옆 페이지에는 영어 문장이 있는 책으로 펜팔을 시작했다. 당시 같은 반 친구가 내게 소개해준 펜팔 친구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살고있는 나보다 한 살 많은 마가렛이었다.


마가렛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전문대학을 마치고 결혼할 때, 내 엄마는 한복을 입은 신랑신부 한국 인형을 선물로 사보내라고 하셨다.그 후 시간이 흘러 내가 캐나다로 이민 온 후에도 계속 연락을 했었으나, 어느 날 찾아보니 마가렛의 주소가 없었다.


언제인가... 남편과 같이 미국 라스베가스로 여행 중에 그랜드 캐년을 보러 가던 길이었다. 여행자 안내소에 있는 피닉스 전화번호책을 뒤져보다가 놀랍게도 친구 마가렛의 집 전화번호를 찾을 수 있었다. 거기 전화번호 책에는 가족의 이름이 다 써져 있었다. 결혼할 때 보내줬던 청첩장에 적혀있던 마가렛 남편 성(last name)을 내가 기억해냈던 것이다. 그리고 마가렛이 피닉스에서 글렌데일로 가서 결혼한 것 까지 기억해냈기 때문에 찾을 수 있었다.


여행을 마치고 밴쿠버로 돌아와서 마가렛집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그 아들이 받았다. 내가 오래 전 엄마의 펜팔 친구였노라고 나를 소개했다. 놀랍게도 아들 리처드가 얘기하기로 자기 엄마는 나랑 여고 시절에 나눴던 펜팔 편지와 선물을 아직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.


그렇게 우연과 우여곡절 끝에 다시 찾은 옛 여고시절의 펜팔 친구는 나중에 만날 수 있었다.미국에 살던 내 조카의 결혼식에 다녀오는 길에 피닉스 공항에서 마가렛과 두 아들, 며느리와 손자녀까지 다 함께 만나 잃어버렸던 우정을 다시 확인했던 것이다.


나는 옛날 생각에 벅차올라 밴쿠버에서 미국으로 갈 때 이미 마가렛과 그 가족을 위한 선물 보따리를 가방 하나 가득 준비했다.

마치 영화 속 이야기처럼, 미지의 소녀들이 주고 받았던 펜팔 친구들은 무려 45년 만에 직접 상봉했고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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